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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4-04 01:02
세월호 희생자 형제자매 ‘시행령 폐지촉구 성명서’
 글쓴이 : 안양YWCA
조회 : 3,938  

세월호 희생자 형제자매 ‘시행령 폐지촉구 성명서’

 

” 우리는 이제 숨 죽이지 않을 것이다.
세월호 희생자 형제자매는 특별조사위 독립성을 저해하는 특별법 시행령을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 “

 
다시 4월 16일이 돌아오는 것이 두렵다. 예고 없이 찾아온 이별에 마음 가눌 새도 없이 1년이 흘러갔다. 우리는 우리의 형제자매가 웃는 얼굴로 수학여행에 떠났다가 왜 죽음으로 돌아왔는지 아직도 알지 못한다. 그날 이후 17년을 함께 한 나의 단짝친구는 1년 동안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그 이유가 궁금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밝혀지기를 간절히 원했다.
우리는 4월 16일 이후 다른 한국 사회로 변화하기를 기대했다. 형제자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간절히 바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했다. 진상규명을 위해 길거리로 나선 아빠 엄마를 집에 홀로 남아 응원했고, 때론 거리로 나가 함께 걷기도 하였다. 때로는 방방곡곡을 누비며 서명해달라 소리치기도 하였다. 수많은 악플과 유언비어, 비난에도 우리는 조용히 있었다. 거리로 나서는 형제자매의 모습이 다시 아빠 엄마의 걱정이 될까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이제는 더 이상 숨 죽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이런 노력과 아픔을 비웃기라도 하듯 3월 28일 시행령이 입법 예고되었다. 우리를 4월 16일 이후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도록 외면하는 정부의 행태를 보았으며, 특별 조사위가 아무 것도 밝히지 못하도록 하는 의도를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는 좀더 적극적인 자세로 엄마 아빠의 동료가 되어 진실에 다가갈 것이다.
그 첫 걸음으로 본 기자회견을 통해 성역 없는 진상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제대로 된 특별법을 위해 아래의 사항을 촉구한다.
 
첫째, 세월호의 아픔을 정권 수호의 수단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지난 5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진상규명에 있어 유족 여러분의 여한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했으며 “진상규명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명운을 걸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부모님들과 형제자매는 여전히 진상규명 방해세력의 벽에 가로막혀 불법집회, 공무집행방해로 연행되고 있으며 다시 농성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형제자매를 잃은 우리는 부모님마저 잃게 될까 항상 두렵고 무섭다. 책임질 위치에 있는 이들을 적법하게 벌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는 제대로 된 특별법을 보장해야 한다.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를 독립기구가 아닌 파견 공무원 42명 중 9명이 해양수산부, 8명이 해경이 포함되어있는 국민 안전처 소속의 하위 조직으로 만들어 특조위 활동을 무력화하려는 시행령은 폐기해야 한다. 우리의 형제자매를 구하지 못했고 실종자 가족의 외침을 외면하는 해경과 해수부는 오히려, 조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이며 조사주체가 되는 일을 우리는 절대로 용납할 수도 수용할 수도 없다. 우리는 절대로 면죄부를 주는 특별조사를 원하지 않는다.
 
둘째,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달라.
캐리어를 끌고 떠나는 형제자매의 뒷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결코 해양 사고를 생각해 낼 수 없었다. 그렇듯 참사라는 것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두렵다. 우리는 생명이 움트는 봄꽃처럼 예쁜 나의 형제자매를 지켜주지 못했다. 미래에 또 다시 제2의 세월호 참사로 생명을 잃거나 그 슬픔을 겪는 형제자매가 생기지 않도록 안전한 대한민국 건설을 원한다.
그러나 3월 28일 입법 예고된 시행령은 안전한 한국 사회에서 살고 싶은 우리의 염원과 뜻을 짓밟았으며 4월 16일 이전보다 더 안전하지 못한 사회로 후퇴시키는 결과만 보여주었다. 반면, 우리는 세월호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끊임없는 참사를 보았고 정치적 인권적인 참사의 중심에 늘 서있었다. 그렇기에 모든 재난사고의 재발 방지를 촉구한다. 이번 시행령은 해양 사고에 국한하였고 이대로라면 4월 16일은 결코 안전의 날이 아니다.
 
셋째, 언론의 진정성 있는 보도를 요구한다.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많은 언론사들이 질타를 받았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는 수많은 악플을 생성해 냈고 그것들은 고스란히 가족들의 몫이었다. 형제자매는 미디어와 각종 커뮤니티에 더 접근하기 좋은 환경에 있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좋지 않은 여론에 노출되기 쉬웠다.
첫날 전원구조 오보부터 1년 동안 계속되어온 보상금과 인양에 대한 계속적인 언론의 자극적 언급은 상황을 더 악화시켰고 우리를 고립시켰다.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우리는 세금도둑이 되기도 하고 빨갱이가 되기도 하고 선동꾼이 되기도 했다. 우리는 언론에 호소한다. 진정성 있는 진실 보도는 형제자매에게 있어 우리가 만나게 되는 모든 상황들을 극복해 낼 수 있는 힘이 된다. 정부는 국민을 두려워하게 되며 주먹구구식 대책을 내놓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실종자 가족들에게 있어 우리가 아직 그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될 것이다.
 
넷째, 가만히 있으라 말하지 말라.
나의 사랑하는 형제자매를 수장시켜 버린 어른들의 무책임한 태도와, 실종자들을 단 한명도 구해내지 못한 정부의 무능함은 더 이상 우리에게 가만히 있으라 강요할 수 없다. 우리는 세상의 어두운 부분을 너무 일찍 접했고 어른들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태도와 거짓말들, 부끄러운 행동들은 우리가 앞으로 꿈꿔가야 할 많은 날들에 대한 희망을 무너뜨렸다. 그렇기에 우리는 결코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부모님 세대에서 끝나지 않는다면 우리 세대에서 끝까지 싸워서 진실을 밝혀낼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가만히 앉아서 형과 언니 동생들을 추모할 수 없다. 그들은 떠났지만 우리는 남았다. 매일 밤 떠난 형제자매를 잊지 않으려고 목소리, 웃음소리, 숨소리를 떠올리며, 눈, 코, 입 머리카락, 손가락 하나하나를 떠올려본다. 우리에게 가장 좋은 언니였으며 오빠였고 누나였으며 형이었고 동생이었던 그들을 생각하면 우리는 못할 것이 없다. 우리의 사명은 그들이 남긴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함과 동시에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그들의 죽음을 헛되이 만들지 않는 것이다. 정부는 정치권의 임기는 몇 년이지만 형제자매라는 이름의 임기는 죽을 때까지 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부는 특위를 존중하고 그들의 활동을 제대로 보장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실종자들을 찾아내고 진상규명을 할 수 있도록 세월호 인양 계획을 당장 발표해야 하며 성역 없는 진상규명의 간섭과 방해를 중단해야 한다. 정부의 시행령은 결코 우리가 원하는 법안이 아니며 우리들의 형제자매의 미래를 빼앗는 법이다. 우리 모두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법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지 말고 자진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다시 4월이다. 맑은 하늘은 그날의 하늘같고 뺨에 닿는 공기는 그날의 공기 같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는 잘못한 자는 벌을 받는 사회, 대형 참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회를 원한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및 안전사회건설을 위한 세월호 가족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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