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1호기 폐쇄 결정에 대한 한국YWCA 성명서>
고리1호기 폐쇄 결정,
핵발전소 확대정책을 중단하는 역사적 출발점으로!
12일 정오부터 열린 정부 에너지위원회에서 고리원전 1호기의 10년 재연장을 포기하고 폐로할 것을 한수원에게 권고하는 안을 의결했다는 소식을 접하며, 우리는 커다란 기쁨과 함께 탈핵을 염원하는 시민의 힘으로 고리1호기를 멈추게 했다는 역사적 자부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후 전국 각지에서 노후핵발전소 폐쇄 운동이 들불처럼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부산과 울산, 경남 시민들은 누구보다 앞장서서 가장 위험한 노후원전 고리1호기를 폐쇄할 것을 요구하는 운동을 벌여왔다.
그런 운동의 한가운데서 한국YWCA연합회 또한 2014년 3월 11일부터 매주 화요일 ‘탈핵 불의날 캠페인’을 전개해오면서 ‘노후핵발전소 폐쇄, 신규핵발전소 건설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해왔다. 지난 2월에는 부산YWCA와 동부지역YWCA, 그리고 전국의 52개 회원YWCA들이 전국 각지의 시민들과 함께 ‘고리 1호기 폐쇄를 위한 YWCA 10만 회원 서명운동’을 전개하여, 고리1호기 폐쇄 공약으로 당선된 서병수 부산시장에게 고리 1호기 폐쇄와 핵발전소 없는 생명세상을 염원하는 YWCA 10만 회원들의 간절한 뜻을 전달하기도 하였다.
설계수명 30년이 다한 후에도 연장가동하여 수많은 고장과 사고를 일으켜왔던 고리1호기의 10년 재연장 포기 결정은 뒤늦은 결정이긴 하지만, 정부가 전 국민의 고리1호기 폐쇄 염원을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열렬히 환영하는 바이다.
그러나 ‘고리1호기 폐쇄’ 방침으로 핵발전소 안전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노후 핵발전소를 폐쇄하는 것이 신규 핵발전소를 늘리는 것의 명분이 될 수 없다.
세월호 참사에도, 메르스 확산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지금의 국가안전시스템에서, 고리1호기의 안전한 폐로와 노후 핵발전소의 안전한 대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10년 연장기간인 2017년 6월까지 위험한 재가동을 계속하기보다 지금 곧 고리1호기의 즉각적인 폐로절차를 밟아야 한다. 또한 노후핵발전소의 안전문제와 폐로, 재연장에 대해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핵발전소 안전 논의기구를 새롭게 만들기를 요구하는 바이다.
고리 1호기 폐쇄 결정은 결코 월성1호기 수명연장 가동과 영덕과 삼척 등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용인하는 명분이 될 수 없다. 오히려 폐쇄를 계기로 핵발전소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고 핵발전소에 의존하지 않는 지역분산적이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새로운 에너지정책을 만드는 역사적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생명의 고통에 민감하고 생명을 살리는 일에 앞장서고자 하는 우리 YWCA 10만 회원은 오늘의 고리1호기 폐쇄 결정을 다시 한번 환영하면서, 앞으로도 핵발전소 없는 평화세상, 생명세상의 실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다.
2015년 6월 12일
한국YWCA연합회